'959전(顚) 960기(起)'로 작년 5월 운전면허증을 딴 전북 완주의 차사순(70)씨가 집념으로 살아온 일대기를 소개했다. 25일 전북경찰청 강당에서 '직장교육' 강사로 나선 그는 "남편을 떠나보낸 1년 뒤인 쉰다섯 살에 미용사 자격증을 받았고, 운전면허증도 5년 도전 끝에 따냈다"며 "절대 체념하지 말고 끈기 있게 준비하라"고 했다.
- ▲ 전북경찰청 제공
"난 말주변이 없다"는 그는 방송인 김차동씨와의 대담 형식으로 시종 쑥스러워하며 강의를 이어갔다. "미용사 자격증도 새벽 6시에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면서 전주에서 익산까지 6개월간 학원에 다녀 13번 도전 끝에 땄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워 17살에야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맘먹은 일은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운전면허도 첫 필기시험에서 25점 받았지만 꿈을 버리지 않았고요. 내가 운전하는 차로 채소장사도 수월하게 하고 손자들과 동물원에도 가고 싶었거든요."
2005년 봄 면허 취득에 나선 차씨는 필기에서 949번이나 떨어졌고, 기능과 도로주행에서도 4번씩 낙방했다. 그래도 주말과 명절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버스를 갈아타가며 면허시험장을 다녔다. 차씨는 "면허 딴 뒤 조심스럽게 운전했지만 주차하다가 부딪혀 공업사에 다녀온 적 있다"며 "고속도로에서도 절대로 시속 50㎞를 넘기지 않는다"고 말해 200여 경관의 폭소를 자아냈다.
차씨는 외신을 통해 세계에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은 '의지의 한국인' '집념과 끈기의 귀감'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로부터 승용차를 선물 받고 광고 모델로도 등장, '올해의 광고모델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제 새로운 꿈은 제과제빵사 자격증"이라며 "손자들에게 빵을 구워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20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