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소풍을 자주 갔었던 추억의 장소이다.
지금은 자연훼손을 막기위해 출입이 통제되어 들어갈 수 없지만
근처를 지날 때면 옛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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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에 위치한 성황당 전경. 평소에는 자연 훼손을 우려, 출입을 통제한다.
▲ 영화 ‘신기전’ 한장면.
“DMZ를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이처럼 완벽한 원시림을 보존한 곳은 없습니다.”
영화 촬영 차 성황림(城隍林)을 찾아 온 스텝 중 한사람이 주변을 둘러보며 연신 탄성을 지른다.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에 위치한 성황림은 동쪽으로는 매화산 줄기, 서쪽은 금창리, 남쪽은 신림리, 북쪽은 남대봉을 마주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300년 된 고목·야생화 가득한 원시림 매력
신기전 등 촬영… 평소 출입통제 훼손 방지
성황림이 위치한 성남리에는 마을 명칭에 대한 두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치악산 금두산성의 남쪽, 다시 말해서 성(城)의 남쪽에 위치해 성남리라는 설과 다른 하나는 백제시대에 석남사(石南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석남사를 부르다가 발음이 편한 성남리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다.
특히, 석남사는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양길장군에게 군사 5,000명을 지원받아 나라를 세우기 위해 기틀을 마련했던 곳이라는 유서 깊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성황림의 면적은 대략 5만㎡에 달하는데, 숲 한복판에는 성황당이 있다.
성황당 바로 옆에는 치악산 성황신이 타고 내려온다는 수령 300년의 쭉 뻗은 전나무가 자리 잡고 있으며, 맞은쪽에는 멋들어지게 휘어진 엄나무가 푸른 천을 휘감은 채 서 있다.
높이 29m의 커다란 전나무는 남성을 상징하며 엄나무는 여성을 상징하여, 이른 바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사다리 구실을 한다고 하니, 수령 300년 안팎의 고목들로 가득한 성황림에는 온통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1961년에 천연기념물 93호로 지정된 성황림은 귀롱나무, 졸참, 갈참, 신갈나무, 느릅나무 등의 활엽수 50여종이 우거져 있으며, 복자기나무, 털야광나무, 털피 등 보기 드문 나무들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또한, 금낭화, 복수초, 홀아비꽃대, 꿩의 바람, 노루귀, 으름꽃 등 중부 온대 지역을 대표하는 야생화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국내 유일의 전형적인 온대 낙엽 활엽수림에 보고이자 다양한 초본식물 분포지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 유일무이의 천혜 자연을 보존한 곳이다 보니, 해마다 성황림에서는 영화나 TV드라마가 10여 편씩 촬영되곤 한다.
최근 성황림에서 촬영한 영화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신기전’(2008년 作, 김유진 연출, 정재영 한은정 허준호 안성기 주연)이다.
1448년 세종 30년, 자주 국방을 실행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포 ‘신기전’을 개발하려는 세종과 이를 막으려는 명나라와의 사이에 쫓고 쫓기는 암투를 그린 영화 ‘신기전’에서 성황림은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한다.
특히, 영화 ‘신기전’은 영화계의 예상을 뒤엎고 개봉 첫 주부터 국내 흥행 순위 1위에 오르며 흥행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라, 성황림의 영험한 기운이 영화에 전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스개 생각이 든다.
봉태규 주연의 영화 ‘가루지기’(2008년 作, 신한솔 연출, 봉태규 김신아 오달수 주연) 역시 성황림에서 촬영한 작품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일명 ‘변강쇠 타령’으로 불리며 6대 판소리에 꼽히는 고전을 각색한 영화 ‘가루지기’에서 성황림 성황당은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영화 속 주요 장소로 등장하고 있다.
TV드라마 ‘전설의 고향’ 촬영팀 역시 성황림을 자주 찾았던 단골이었다.
수풀과 나무로 우거진 성황림의 신비스러운 기운이 ‘전설의 고향’에서 찾는 영험한 장소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전설의 고향’과 성황림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성황림에서는 마을 수호신으로 수백 년간 믿어 온 성황신을 모시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음력 4월 8일과 9월 9일에 성황제(제사)를 지내고 있다.
평소에는 자연 환경 훼손을 우려하여 출입을 통제하지만, 성황제 기간에는 출입이 허용되므로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분은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생각해 보건대, 우리 강원도에는 영화 및 TV드라마 촬영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성황림처럼 전국 유일무이의 촬영 자원은 보석처럼 빛나는 소중한 것이기에 생태학적 보존 가치는 물론 영화 및 TV드라마 촬영지로서 현재의 모습을 영원히 잃지 않기 바란다.
이병철/ 상지대 외래교수·전 전주영상위원회 사무국장
-강원도민일보, 20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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