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자기관리(리더십)

성공은 카리스마순이 아니다.

하마사 2009. 7. 14. 06:44

카리스마 부족한 리더들 다른 장점으로 정상 지켜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Weber)는 정치적 권위의 근원을 3가지로 분류했다. 그중 하나가 '카리스마(charisma)'다.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딱히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이나 권위를 말한다.

잔다르크와 블라디미르 레닌, 존 F 케네디 등이 카리스마를 지녔던 대표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그러나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20일)에서 "카리스마 없어도 얼마든지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리스마 없이 성공한 리더들은 어떤 요소를 갖추고 있을까.

먼저 과감한 행동으로 카리스마의 부족을 보완하는 유형. 케빈 러드(Rudd) 호주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Merkel) 독일 총리가 그런 유형으로 분류된다. 러드 총리는 외모로는 매력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호주 이민자들이 과거 원주민에게 가했던 탄압에 대해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는 등 용기 있는 행동가로 명성을 얻었다. 푸근한 아줌마처럼 생긴 메르켈 총리도 사실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가차없이 정적을 제거해온 냉혹한 정치인이었다.

구성원 성향에 자신의 리더십을 맞추는 스타일도 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말실수도 많고 여자도 밝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Berlusconi) 총리에 대해 의외로 관대하다. 이탈리아 정치평론가 베페 세베르니니(Severgnini)는 "이탈리아인들은 베를루스코니를 자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는 정부 수반일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자화상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유엔에 맞는 리더십을 구사한다. 팀 워스(Wirth) 유엔 재단 회장은 "유엔은 (상부의 명령이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적 조직이 아니라, 192개국이 각자 '주주' 역할을 하는 수평적 조직"이라면서 "반 총장은 자아를 억누르고 (이들 국가 사이에서) 협상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했다.

연설 능력은 카리스마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보여 주면 연설을 조금 못하더라도 국민은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만모한 싱(Singh) 인도 총리가 이런 경우다. 지난해 의회 연설 때는 지루함을 참지 못한 야당 의원들이 연설 중단을 요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싱 총리는 최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경제 성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끈질기고 집요한 태도도 중요하다. 정치학자 마이클 만델바움(Mandelbaum)은 "역경을 만났을 때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핵심 자질"이라고 했다. 존 하워드(Howard) 전 호주 총리는 1989년 자유당 당수직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다시 재기한 그는 1996년부터 내리 4번 총선에서 승리하며 호주 역사상 두번째의 장기 재임(1996~2007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결과에 책임을 지는 태도도 필요하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Eisenhower) 전 미 대통령(당시 연합군 유럽사령관)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앞서 작전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메모를 작성해뒀다. "군대는 최대의 용기와 헌신을 보여줬다. 비난받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나다."

 

2009/9/14,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