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본질/전도(선교)

사우디국왕, 종교간 대화 첫 호소

하마사 2008. 3. 26. 10:50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압둘라 국왕이 24일 이슬람과 기독교, 유대교 간 대화를 처음 공식석상에서 호소했다.

압둘라 국왕은 24일 밤 리야드에서 열린 ‘문화와 종교의 존중’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 “우리 모두 같은 신을 믿는 모든 일신주의 종교의 대표가 모든 종교에 대한 진정과 믿음 안에서 형제들과 한자리에 모이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의 최고위 종교지도자들도 이 같은 자신의 생각에 동참하면서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압둘라 국왕의 이런 발언은 그가 이슬람 발상지의 수호자라는 위치에 있는 데다 최근 유럽 신문이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의 만평을 실어 무슬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종교간 긴장이 고조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모인다.

사우디가 중동에서 차지하는 종교적, 경제적 지위를 감안할 때 중동의 아랍국가와 이스라엘 간 첨예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도 그의 이날 발언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는 이어 “회의를 열어 다른 지역의 무슬림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며 “그리고 나서 기독교, 유대교의 형제를 만난다면 윤리, 가족, 정직을 마음대로 바꾼 자들에 맞서 인간성을 보존하기 위한 문제에 의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유대인위원회(AJC)의 랍비 데이비드 로센은 압둘라 국왕의 요청을 환영한다면서 “종교는 너무 잦은 문제를 일으키지만 동시에 정치가 실패한 평화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유력한 종교 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마드 알-누자이미는 “유대교 종교 지도자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다만 유대교의 랍비가 팔레스타인인의 대량학살만 지지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국왕의 발언에 정통한 사우디의 한 관리는 “이를 정치적인 각도에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며 “중동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기 보다 전 세계에 대한 메시지”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우디는 개인 차원의 신앙은 인정하지만 기독교 교회 등 이(異)종교의 대외적인 종교활동이나 포교를 엄격히 금지한다.

하지만 압둘라 국왕은 지난해 11월 사우디 국왕으로서는 처음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만나는 등 서방 종교와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입력 : 2008.03.26 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