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는 행복감 몇 년 전 어느 날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햇살이 가득한 일요일 점심 때 음악을 틀어 놓고 야채들을 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에서 달콤한 기운이 흐르면서 걷잡을 수 없는 행복감이 부드럽게 밀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긴 것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그때 가슴에서 흘러넘치는 무한한 행복감을 맛보았습니다. - 이은정의《명상시대》중에서 - * 달콤한 기운이 몸을 휘감을 때가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실 별일이 아닌데도 그렇습니다. 단지 손을 잡았을 뿐인데, 잠깐 머리를 안거나, 무거운 어깨를 어루만졌을 뿐인데, 온 몸의 세포가 뜨거워지며 걷잡을 수 없는 행복감에 왈칵 눈물을 쏟게 됩니다. 세상을 사는 행복이 어쩌면 거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함께 숨쉬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서로의 세포가 이렇게 펄펄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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