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는 지금 행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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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과 병원을 찾는 부모들은 묻는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지. 물론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역사를 갖고 있기에 일률적인 답변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라니. 그럼 아이들이 공부는 던져놓은 채 하루 종일 게임에나 매달리고 카드놀이나 하란 말인가? 물론 많은 아이들이 게임을 하고 싶어 하고 카드놀이를 즐긴다. 그러나 이 아이들 역시 카드나 게임보다 더 큰 행복을 줄만한 일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그 길이 너무 어려워서 지레 겁먹고 포기했거나, 그 길이 무엇인지 미처 알지 못할 뿐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만큼 성공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행복감이라는 더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순간적인 욕구 충족에서 오는 만족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모들의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왜 우리 아이는 지금 순간적인 만족에만 몰두하고 있을까? 순간적인 만족이 아닌 더 큰 만족에 대해 아이가 눈을 뜨기 위해서 나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부모가 판단하기에 아이가 순간적인 만족에만 몰두한다고 아이의 마음이 내키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간다면 아이는 부모의 방향에 동의하지 못한다. 아이는 겉으로는 따르면서 속으로 따르지 않을 것이고 결국 부모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다니엘 길버트 박사는 인지과학적 연구를 통해 인간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이를 위해 자신이 스스로를 조절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아닌 아이 자신이 스스로를 통제한다는 느낌을 갖지 않는 한 아이가 행복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많은 부모들은 묻는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는 순간이 있지 않느냐고? 그러나 우리가 희생을 하는 순간 희생의 즐거움과 현재적 욕망을 극복하는 데서 오는 희열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과연 희생을 지속할 수 있을까? 아이가 행복을 느끼기를 기대한다면 부모는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아이들도 현재적인 욕망을 희생해야 한다면 희생의 즐거움을 느껴야만 한다. 자발적이지 않은 일방적인 강요라면 이것은 오래 가지 않는다.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희생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것이 부모의 첫 번째 질문이어야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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