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두려움만 이긴다면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중 한 명이 공자를 찾아왔다. 그가 아끼는 제자 안연이었다.
“스승님, 제가 일찍이 상심이란 연못을 건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를 연못 건너로 실어다 준 사공의 노 젓는 솜씨가 뭐라 말할 수 없이 뛰어났지요. 나중에는 그 솜씨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 좋은 사공을 만나는 것은 복된 일이지. 한낱 뱃사공이 너에게 경외감을 일으켰다니 그 솜씨가 얼마나 훌륭할지 나도 궁금하구나.”
“그런데 제가 사공에게 노 젓는 법을 좀 배울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제가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하기에 그게 무슨 뜻인지 스승님께 여쭙고자 왔습니다.”
“그래. 그게 무엇이냐?”
“사공의 말이 헤엄을 잘 칠 줄 아는 사람은 몇 번 만에 노 젓는 법을 배울 수 있고, 깊은 물에서도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배를 본 적이 없더라도 곧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과연 배도 안 보고 노 젓는 법을 배우는 게 가능한지요?”
공자는 대답은 않고 안연을 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제가 신기한 마음에 재차 그 까닭을 묻자 그 사공은 묵묵부답 노만 저었습니다. 스승님, 제 배움이 부족해서 그러니 그 이유를 좀 알려주십시오.”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물이 두렵지 않다. 그러니 노 젓는 것을 쉽게 배울 것이다.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물속이 뭍과 같아서 바닷속을 언덕 같이 생각하며, 배가 뒤집혀도 그저 수레가 뒤로 밀려난 정도로 여길 것이다. 물속에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그 마음에는 불안이 없다. 마음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어디에선들 여유가 없겠느냐.”
뒷날 이 내용은 《장자》의 〈달생편〉에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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