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대회 '錢의 전쟁']
-1512억 매출, 비결은 인기
10년전부터 각종 볼거리 늘려 흥행 돌풍 일자 후원
쏟아져
IBM 등 19개社 278억원 지원… TV 중계권료도 동시에 치솟아
-테니스, 왜 인기있나
샘프라스-애거시, 페더러-나달
꾸준한 라이벌 구도로 긴장감
中리나 등장… 유럽 외 관중 늘어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는 올해 총상금이 3000만호주달러(약 334억원)로 단일 테니스
대회 사상 역대 최고 규모다. 지난해 2600만호주달러(약 290억원)보다 15%나 늘었다.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243만호주달러(약
27억3000만원),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해도 2만7600호주달러(약 3100만원)를 받는다. 호주오픈은 개인 종목을 통틀어 비교해도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골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는 지난해 총상금 800만달러(약 84억5200만원)에 우승 상금
144만달러였다.
호주오픈을 비롯해 테니스 메이저 대회들이 엄청난 돈 잔치를 벌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막강한 TV 중계권료와 기업 후원
지난해 호주오픈은 1억3500만호주달러(약 15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관람 부스와 입장권 판매로 벌어들인 돈이 4700만호주달러(약 523억원), 메인 방송사 ESPN을 포함해 TV 중계권 판매로
3300만호주달러(약 367억원), 대회 스폰서 기업들로부터 2500만호주달러(약 278억원)를 벌어들였다. 각종 기념품 판매 수입만
2300만호주달러(약 256억원)였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비결은 바로 엄청난 인기 덕분이다. 작년 호주오픈에는 모두 68만6006명의
관중이 입장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하루 최다 관중 기록(8만649명)도 나왔다. 2011년 중국의 리나가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할 때는
중국의 TV 시청자가 1억3500만명에 달했다.
- 총상금 3000만호주달러(약 334억원)가 걸린 올해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는 역대 최고 상금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테니스 대회로 떠올랐다. 사진은 14일 호주 멜버른의 마가렛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를 팬들이 관전하는 모습. /신화 뉴시스
호주오픈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중에서 상금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대회 기간 각종 공연을 열고 관광 상품화를 하는 등
다양한 흥행 아이디어가 통하면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스폰서 기업 유치, TV 중계권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주최 측은
수입 증대에 맞춰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 상금 규모를 늘렸다. 좋은 선수들이 나와 멋진 경기를 펼치며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한마디로 흥행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낸 것이다.
현재 호주오픈의 대회 후원사는 기아(KIA)자동차와 IBM, 롤렉스 등 글로벌 기업 19개사다.
기아자동차는 구체적인 후원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2008~2011년까지 4년간 3600만달러(약 380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호주오픈은 160여개국에 중계돼 연인원 10억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자동차가 이를 통해 거둔 홍보 효과가
3억5000만달러(약 3699억원)라는 분석도 있다.
가장 상업적인 대회인 US오픈도 방송 중계권료와 기업 후원만으로 매년
1억2000만달러(약 1268억원)를 챙긴다. 136년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대회는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윔블던은 대회
공식구(슬레진저)와 시계(롤렉스), 음료(로빈슨)를 제외하고는 경기장 내 기업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윔블던은 연간
4억7600만파운드(약 8194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NBC는 윔블던을 중계하기 위해
2008~2011년까지 4년간 5200만달러(약 549억원)의 중계권료를 냈다.
테니스 전문 마케팅업체인
JSM(제이에스매니지먼트)의 이진수 대표는 "글로벌 홍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테니스 대회를 개최하려는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마케팅이 시장 키워
1968년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자의 상금은 1만4000달러(약 1479만원)였다. 하지만 지난해
US오픈 단식 우승 상금은 190만달러(약 20억773만원)일 정도로 테니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테니스 전문가들은 1968년
프로와 아마를 통합하는 '오픈시대(open era)' 이후 테니스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다고 보고 있다. ITF(국제테니스연맹)와
ATP(남자프로테니스)의 주도로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테니스 판이 커졌다. 1980년대 존 메켄로―비외른 보리,
1990년대 피트 샘프라스―앤드리 애거시, 2000년대 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의 라이벌 대결이 테니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ATP는 골드만삭스 등 미국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ATP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TV 중계권 사업을 확장했고 벤츠, BNP파리바 등 글로벌 기업들을 후원사로 끌어들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광저우오픈을 만드는 등 아시아, 남미의 신흥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유럽에서는 테니스가 축구 다음으로 선호하는 스포츠일 정도로
폭넓은 저변을 갖추고 있다. 김종 한양대 체육대학장(스포츠산업학 전공)은 "테니스 메이저 대회가 4대 그랜드슬램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면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며 "귀족 스포츠였던 테니스를 대중화하면서 명품 스포츠 이벤트로 키워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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