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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총과 용역 직원까지 등장한 개신교 최대 교단 총회

하마사 2012. 9. 20. 10:13

신자 300만명, 소속 교회 1만개로 한국 개신교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에서 교단 운영을 맡고 있는 집행부 측이 외부인을 통제한다며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하고 회의 중에 집행부 일원(一員)인 총무가 가스총을 꺼내 드는 일이 벌어졌다. 이 교단은 차기 총회장 추대를 놓고 현 집행부와 반대 진영이 치열하게 싸워왔다. 현 집행부 쪽 총무 황모 목사는 반대파 대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에 제동을 걸자 "나는 지금 총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야기를 계속 들어달라"며 가스총을 꺼내 들었다.

예장 합동은 개신교 교단 중에서도 각별하게 경건한 신앙과 바른 삶을 강조하는 교단이다. 사랑의교회를 서울 강남의 작은 개척 교회에서 한국의 대표적 교회로 키우고 젊은 후계자를 찾아 맡긴 고(故) 옥한흠 목사를 비롯해 한국 개신교의 많은 지도자가 이 교단 소속이다.

이런 교단을 이끌어갈 집행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일부 교단 책임자의 유흥업소 출입 문제가 시비가 됐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교단 지도자들이 마음속에 '사랑'과 '믿음'과 '소망'의 세 기둥을 세우고 경건한 삶을 살아온 신도들을 욕보인 것이나 한가지다. 한국 개신교가 짧은 기간 세계가 놀랄 교세(敎勢) 확장을 이룬 것은 한경직 목사처럼 평생 내 이름으로 된 집 한 채, 예금통장 하나 없이 깨끗하게 살다 간 성직자들의 아름다운 삶이 많은 신도에게 믿음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던 덕분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일부 목사들의 교회 세습과 교권(敎權) 다툼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교회를 찾는 발걸음도 줄어들고 있다. 떨어진 개신교 이미지를 다시 붙잡아 세우려면 무엇보다 목사들부터 자기 주변을 가다듬어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201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