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허리통증(척추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척추를 보호해야 할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되어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해 디스크 통증이 심해진다.
이들 상당수 환자는 간단한 약물 또는 물리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모 제약사 현직 부장인 서동명 씨(44)는 지난달 초 허리를 삐어 척추전문병원을 찾았다가 약 200만원을 주고 수핵성형술을 받고 호전됐지만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한 것이 아닌가 하고 괜히 찜찜한 마음이 앞섰다.
◆ 척추요통 심할 땐 수술해? 말아?
수술을 놓고 가장 논란이 많은 질환이 척추질환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술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는 10만160건이었다. 이는 한국보다 인구가 1.3배나 많은 일본보다 7배나 많다. 가히 '척추수술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척추수술을 해야 할 환자는 10%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강성웅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는 "디스크가 터져 마비증상이 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물리ㆍ운동요법으로 한두 달 치료하면 10명 중 6명은 좋아진다"며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소염제를 척추 안에 주사하면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통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수술은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옥 모커리한방병원 원장은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신경 손상으로 인한 다리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디스크 환자 90~95%는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변 인대와 근육이 약해져 발병하는 (퇴행성)디스크는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찢긴 조직 재생능력이 떨어져 노인들에게는 비수술을 권장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상반기 과잉진료라고 판단해 병원에 진료비를 주지 않은 척추수술 건수가 2만건을 웃돈다. 이는 전체 수술 4만4000여 건 중 47%에 달한다.
정성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수술을 놓고 대학 병원과 척추 전문병원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척추전문병원은 되도록이면 빨리 환자 고통을 덜어주려는 마음이 앞서면서 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급증이 강한 우리나라 국민성과 함께 수술부위 절개를 최소화한다는 병원의 최소침습 수술법이 어우러지면서 최근 척추수술이 급증하고 있다.
◆ 척추질환 대부분 요추에서 발병
인간 뼈는 신생아일 때 약 450개에 달하지만 성장하면서 뼈가 합쳐져 206개로 완전한 형태를 이룬다. 이 중 척추는 목뼈(경추) 7개, 등뼈(흉추) 12개, 허리뼈(요추) 5개, 골반(천추) 5개, 미골(꺼리뼈) 4개 등 33개로 이뤄져 있다.
근육은 우리 몸에 약 650개가 있다. 근육에는 인대가 붙어 있어 수축과 이완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관절은 인대와 연골로 구성돼 있고 두 뼈를 연결해 뼈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관절 중 무릎, 엉덩이, 어깨 등 세 관절이 가장 중요하다. 신체 부위별로 보면 발(足)에는 뼈 52개, 근육 38개, 관절 60개와 힘줄, 인대로 이뤄져 있고 손(手)은 약 30개 뼈로 구성되어 있으며 손목에는 8개 수근골(手根骨)이 있고 손바닥에는 5개 중수골(中手骨)이 있다.
뼈는 35세를 넘기면 자라는 것을 멈추고 골밀도가 점점 떨어져 쉽게 골절되고 골다공증도 잘 생긴다.
척추뼈 사이사이에는 몸의 하중과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인 물렁한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디스크는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각 척추뼈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여 척추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척추 움직임이 심한 운동, 교통사고나 추락과 같은 특별한 상황, 좋지 않은 자세나 생활습관 때문에 디스크가 삐져 나오는 것이 허리디스크, 즉 추간판탈출증이다.
또 척추에는 척추뼈 뒤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를 '척추관(척추강)'이라고 부른다. 이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엉치나 다리에 통증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 척추관 주변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져 척추관협착증이 많다.
◆ 디스크ㆍ척추관협착 증상은?
주로 한쪽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심하고 누워서 다리를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하면 이는 디스크일 가능성이 크다.
목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증상이 어깨를 거쳐 팔로 내려간다면 이는 목디스크다. 목디스크는 대부분 팔에 통증을 많이 느끼는데 목은 전혀 통증이 없고 팔과 손만 저릴 때도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누워서 다리를 쉽게 올릴 수 있지만 걸으면 허리보다 다리에 통증이 심해 오래 걷지 못한다. 또 걷다가 앉으면 통증이 줄고 다시 걸으면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를 펴면 아프고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하다. 특히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아프면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환자 중 15%는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줄어든다. 하지만 30%는 2~3년 뒤 증상이 심해지고 45%는 수술이 필요하다.
척추측만증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며 등이나 양쪽 갈비뼈 모양이 비대칭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는 매우 빨리 진행되는 질환으로 나중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 실생활하면서 많이 움직여야
전문의들은 척추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과 같은 운동을 통해 허리근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앉을 때는 허리를 바로 펴고 앉고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것은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일어나 허리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칼슘과 비타민D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도 뼈를 보호하고 젊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진훈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새벽과 아침은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고 수면 직후라 몸이 뻣뻣하고 경직돼 있어 스트레칭을 해주면 뻣뻣한 느낌이 한결 덜해 움직임이 수월해진다"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선 방바닥에 요를 깔고 그 위에 반듯하게 누운 뒤 두 무릎을 끌어당겨 두 손으로 양발목 부위를 감싸고 등 고개를 앞으로 구부린 채 등에 탄력을 주어 반동을 이용해 앞뒤로 움직이는 것을 약 15회씩 두 번 정도 해주면 좋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 mk.co.kr, 201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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