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그 많던 촛불과 '희망버스'는 다 어디로 갔나요?"
5일째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애란(48)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이 말했다. 탈북여성 1호 박사인 그는 15년 전 4개월 된 아들을 업고, 붙잡히면 죽을 각오로 쥐약을 가슴에 품고 압록강을 건넜다.
이씨는 "중국 지인에게 '중국은 탈북자를 강제송환하지 말라'고 얘기했더니, 그가 '한국의 촛불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해 참담했다"며 "우리 국민들이 탈북자에겐 왜 이렇게 비정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로 도심을 가득 메웠던 '촛불'과 한진중공업 사태로 부산으로 몰려갔던 그 많던 '희망버스'는 이번 탈북자 문제에선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외국인 난민들과 전 세계인들이 탈북 난민 구출 운동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콩고·방글라데시·코트디부아르·미얀마에서 온 외국인 난민 40명은 지난 26일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탈북 난민은 우리 중 어떤 난민보다도 더욱 큰 위험에 있는 난민들"이라고 호소했다.
국제난민지원단체인 '피난처' 이호택(53) 대표는 "탈북자 문제는 그 어떤 인권문제보다 처절하고 심각한 문제인데도 국민들은 무관심하고, 심지어 '탈북자 문제를 제기하면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며 "광우병 사태, 효순이·미선이 사건 등 온갖 문제를 인권문제로 이슈화하면서 유독 탈북자 문제에는 침묵하는 이들은 편향된 인권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2/2/28
한국·미국·일본·대만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등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선 탈북 난민들을 구출하자는 청원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도 진보라는 이름을 벼슬처럼 내세우던 단체들은, 정치인들은 침묵하고 있다. 2만3000여 국내 탈북자들의 호소에 단 한 번만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이럴 수는 없다. 이래서는 안 된다.
-조선일보, 20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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