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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하마사 2011. 11. 15. 17:07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숨은 주역 양원찬 사무총장
知人인 우근민 지사 요청에 범국민위 앞장서서 만들고 빌딩 한층을 사무실로 제공…
1년 넘게 中·日 곳곳 누비며 고두심·박지성 등 동참시켜

12일 새벽 4시 7분쯤 제주시 제주아트센터.

양원찬(59·의사)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이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재단 웹사이트(www.new7wonders.com) 뉴스룸을 통해 발표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결과를 받아들고 6곳을 호명했다.

브라질의 아마존 등 외국의 6곳이었다. 과연 나머지 한 곳은 제주도일까? 발표 행사에 참석한 제주도민 등 1000여명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양 사무총장이 "나는 잘 안 보이니 지사님이 한번 찾아봐 달라"며 마이크를 우근민 제주지사에게 넘겼다. 우 지사가 잠시 뜸을 들이다 "대한민국 제주도"를 외치자 참석자들은 환호했고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양 사무총장도 감격에 겨워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1년 넘게 생계를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개인 재산을 털어 국내와 일본·중국 등 곳곳을 누비며 제주도를 알리는 데 앞장섰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정형외과 전문의원인 YD클리닉을 운영하는 양씨가 사무총장직을 맡은 것은 작년 10월. 7대 경관 선정 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한 우근민 지사가 서울로 찾아와 간곡히 요청했기 때문이다. 제주 출신인 양씨는 20여년 전부터 우 지사와 알던 관계였다.

양 총장은 1개월 정도 고민하다 고향을 위해 동참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우선 범국민위를 출범시키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우 지사와 함께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찾아가 '삼고초려' 끝에 위원장직 승낙을 받아냈다. 모양새를 갖춘 범국민추진위가 작년 12월 13일 출범하면서 민간 차원의 운동이 시작됐다.

그는 자기 소유의 논현동 8층짜리 건물 가운데 4층 160여㎡를 무상으로 범국민위 사무실로 제공했다. 국제변호사와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기획위원과 자원봉사자도 끌어들였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양원찬(오른쪽) 사무총장이 정운찬 위원장과 얼싸안고 있다. /뉴시스
제주 출신 탤런트 고두심씨를 범국민추진위 홍보대사단장으로 앉혔고, 국가대표 탁구팀 주치의를 맡았을 때 한국 국가대표 안재형씨와 중국 국가대표 자오즈민씨의 백년가약을 도운 인연으로 자오즈민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정몽준 의원 및 고두심씨와 합동작전으로 세계적 축구 스타 박지성씨도 홍보대사로 끌어들였다.

종교단체와 사회단체,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지지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그러는 사이 병원 일은 뒷전으로 밀렸고, 웬만한 일은 자비로 충당하면서 홍보 전단을 만들 비용조차 없어 애를 먹을 때도 있었다. 양 총장은 가장 힘들었던 일은 '불신'이었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 국제 사기극에 놀아나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할 때 정말 힘들었다"면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유네스코(UNESCO) 같은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 선정하는 학술적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영향력은 막강하다"고 말했다.

2007년 '뉴세븐원더스'의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 선정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1억여명이 투표했고 전 세계에 생방송될 정도로 흥행 대박을 냈다. 불가사의(wonders)에 선정된 곳은 세계적 관광명소로 입지를 굳혔다. 페루 마추픽추와 요르단 고대도시 페트라는 관광객이 각각 70%, 62%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주도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UNESCO) 자연과학 분야 3관왕(triple crown)을 달성했다. 양씨는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으로,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를 학술적으로 인증받은 것"이라며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학술(學術)'이란 내용물로 충만한 제주가 '명성(名聲)'이란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