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억원 기부 김병호·김삼열 부부, 이쑤시개 8조각 쪼개썼다는데
지난 19일 50억원을 추가 기부하는 등 카이스트에 총 350억원을 기부한 서전농원 대표 김병호(70)·김삼열(61)씨 부부는 근검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밴 구두쇠들이다. 부부의 절약 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 나무 이쑤시개를 여덟 조각으로 나눠 썼다는 얘기다.하지만 본지 보도 이후 "아낌없는 기부에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과 함께 "이쑤시개를 여덟 조각으로 나눠 쓴다는 건 조금 과장된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과연 과장된 얘기일까?
김삼열씨는 22일 "이쑤시개를 가로로 자른 뒤, 자른 면을 면도날을 이용해 세로로 4등분 하면 여덟 조각이 되지 않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부부는 남을 위해 넉넉한 기부를 했지만, 자신들에겐 혹독하리만큼 아끼고 또 아꼈다.
휴지 등 값싼 물건부터 아껴 썼다. 식당에서 입을 닦은 휴지는 반드시 집으로 챙겨와 한 번 더 사용했다. 비교적 크기가 큰 식당용 냅킨은 반으로 찢어 사용했다. 김 대표는 "칠십 평생 무엇이든 한 번 쓰고 버린 것이 없었다"고 했다.
한쪽이 더러워진 냅킨은 뒤집어 재활용했다. 부인 김삼열씨는 "식당에서 가져온 냅킨을 반으로 찢어 쓰면, 남편은 그걸 또 반으로 나눠 사용한다"며 "재활용하다 보니 크리넥스 화장지 6통을 2년째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삼열씨는 "기껏 얼마 되지 않는데 너무 심하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절약하는 정신이 쭉 이어지고, 자식들도 보고 배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부부의 거실에 있는 2005년산 헬스 기구는 노란색 박스 테이프로 떨어진 부품을 붙여 놓았다. 김병호 대표는 "소비가 미덕이라고도 하지만,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불필요한 낭비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