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 6종 모두 청계천 피복 공장 노동자 전태일 분신 사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반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를 소개한 교과서는 1종에 지나지 않고 그것도 간략한 사진설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또 "교과서들이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의 결과 대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농촌이 피폐했으며 산업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등 부정적 면을 강조해 가르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은 어려움 속에서 거둔 위대한 성취였다는 점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바로잡아달라"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사편찬위원회에 건의했다.
현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2008년 금성출판사 등의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이 친북(親北)·반(反)대한민국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후 새로 만들어졌으나 여전히 정치·이념과 관련된 내용만이 아니라 경제·사회 분야의 왜곡과 편향이 심각하다.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75달러였다. 60년대 초까지 한국의 국민소득은 아프리카 가나와 똑같은 8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 한국은 250배 이상 성장해 2만달러를 넘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됐다. 가나는 여전히 1000달러 이하에 머물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가운데 한국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는 없다. 중국도 70년대 "한국을 배우라"는 등소평 말에 따라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모델로 삼아 오늘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솟아오르고 있다. 세계적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1980년대 하버드대에서 저개발국가의 성장·발전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게 된 계기를 '한국과 같은 시기에 독립한 다른 나라들은 왜 한국처럼 되지 못했는가를 밝히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를 거듭나게 한 결정적 힘의 하나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낸 기업가들의 도전 정신이다. 이병철과 정주영의 '창조적 파괴' 정신 없이 대한민국의 반도체와 조선업을 얘기할 수 없다.
이 같은 엄연한 사실에 눈을 감는다는 것은 이념의 좌우를 떠나 역사가의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얘기다. 기업가의 꿈과 도전 정신이 자기희생을 무릅쓴 근로자와 만나 이룩한 역사를 공정하게 평가할 때 다음 세대도 나라의 나아갈 길을 개척할 용기와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201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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