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神' 앞에15명과 나…극한상황의 리더십
"살려고 발버둥치면 죽는다, 더 빨리"
삼성그룹과 서울대가 최근 그의 리더십 강의를 들었다. 17차 남극 세종기지 월동(越冬)대장을 지낸 윤호일(尹鎬一·51)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이다. 1년 동안 대장 경력을 포함해 그는 1991년부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씩 20년 동안 남극을 오갔다. 강의 주제는 '남극 세종기지를 지켜낸 위기관리 리더십'.
- ▲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남극기지 대장'이라면 사람들은 허용호·엄홍길과 같은 초인(超人), 극지(極地)에 도전하는 강인한 모험가를 연상한다. 하지만 그는 화려한 사람이 아니다. 해양학 석·박사를 받고 해양연구원을 떠난 적이 없는 학자다. 그를 대장으로 따른 대원 15명도 대부분 이공계 연구자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남극은 어떤 곳일까. 7~8개월 동안 해가 뜨지 않고, 2~3개월 동안 해가 지지 않는 곳. 얼음칼이 날리는 폭풍설에 고립됐을 때, 평범한 조직은 어떻게 흔들리고 어떻게 유지되는가. 대원 8명이 조난당해 1명이 숨지는 아픈 기록을 남긴 17차 월동대. 바꿔 말하면 조난자 8명 중 7명이 얼음칼을 뚫고 귀환한 기적의 월동대이기도 했다.
그는 '극한(極限)의 리더십'을 말한다. 하지만 초인이 연출한 성공 신화는 한 구절도 나오지 않는다. 평범한 리더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조직을 유지했는가를, 아픈 경험을 통해 들려줄 뿐이다. 그래서 청중들은 그에게 공감하고 박수를 친다. 그들 모두, 언젠가 절망적 위기를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남극을 오고 가며 극한의 리더십, 위기의 리더십을 몸으로 익힌 윤호일 세종기지 전 월동대장은 극한의 위기 속 리더십의 3대 요소를‘정직’‘균형감각’‘사람냄새’로 요약했다. 사진 오른쪽은 남극 캠벨 빙하. / 오종찬 기자ojc1979@chosun.com
윤호일(尹鎬一·51) 남극 세종기지 전 대장은 화려한 언변은 아니다. 하지만 설득력이 있다. 다음은 지난 15일 Weekly BIZ 인터뷰와 강의록을 합친 이야기이다. 최대한 그의 어투를 살렸다.
◆남극기지의 생활이란
남극 대장이라고 하면 허영호·엄홍길을 떠올려요. 초인들이죠. 그들은 20일 탐험하고 나와요. 우리는 다 호리호리한 이공계예요. 그들만큼 체력도, 정신력도 좋지 않아요. 그냥 1년을 살러 가는 거예요. 남극은 투입되면 1년 동안 나갈 수 없어요. 그래서 맹장을 떼 놓고 와요. 수술을 할 수 없으니까. 대원들이 “괜찮은데 설마…” 그래요. 일본·미국 기지에서 안 떼고 갔다가 개죽음한 사례를 보여줘요. 그러면 출국날 다 수술하고 와요.
남극 대원이라고 하면 깍두기 머리에 검은 피부를 생각하지요? 아니에요. 남극의 여름은 1·2·3월. 24시간 해가 지지 않아요. 4월부터 겨울이에요. 이때부터 7~8개월은 해가 없어요. 주구장창 실내 생활이에요. 매일 12시간씩 얘기해요. 두 달 지나면 같은 얘기를 7~8번쯤 해요. 나중엔 각색을 하기 시작해요. 안중근·윤봉길 막 나와요. 고스톱 아시죠? 똑같은 사람들끼리 하루 12시간씩 고스톱을 쳐요. 그러다 싸워요. “우리 고향 법칙은 이렇다”면서. 그리고 또 쳐요.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계속 왜곡해서 들어요. 오해만 해요. 한국에선 친한 동료와 술 한잔하고 집에 들어가 자녀에게 입맞춤하고 풀어요. 우리 모두 그렇게 여기까지 살아온 거예요. 그런데 남극에선 나 하나 건사하기 어려우니 친한 동료가 없어요. 특히 가족이 없어요. 남극의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요. 그러면 피해의식으로 발전해요. 남이 나를 조롱한다고. 술을 먹고 해롱해롱하다가 또 싸워요.
남극은 싸웠다고 갈 곳이 없어요. 살벌하게 싸운 사람들이 다음날 함께 밥 먹고 고스톱을 쳐야 해요. 그러다 여름에 탐사를 나가요. 그러다 얼음바다에 빠져요. 그때 대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해야 해요. 협동심과 신뢰를 끌어내야 해요. 이게 남극의 리더십이에요.
◆똘아이 대원의 변화
조직은 상대적이에요. 느린 사람이 있어요. 느리다 못해 왕따당해요. 그러면 똘아이 짓을 하게 돼 있어요. 생명줄까지 건성으로 묶는 똘아이가 있었어요. 생명줄은 아주 타이트하게 잘 엮어야 해요. 어느 날 한 대원이 똘아이와 함께 나갔다가 크레바스(crevasse·빙하의 표면에 생긴 깊은 균열)에 빠졌어요. 절벽으로 떨어지는데 똘아이가 묶은 생명줄이 풀린 거예요. 다행히 20m 아래에서 절벽이 좁아지면서 몸이 끼었어요. 살아 올라온 대원은 동물 울음소리를 내면서 피켈을 들고 똘아이를 죽이겠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똘아이를 내보낼 곳도 없어요. 그래서 장점만 봤어요. 어느 날 폭풍이 불었어요. 밖으로 나가 고무보트를 동여매야 해요. 똘아이가 갑자기 특수복을 입고 고글을 끼고, 오버 액션을 하는 거예요. 그러다 결국 가장 늦게 나갔지만. 그래도 대원들을 불러서 칭찬했어요. “너희가 꾸물거리고 있을 때 특수복을 가장 빨리 입었다”고. 거품을 물면서 얘기했어요. 리더라서. 그 대원이 달라지기 시작해요. 눈에서 살기가 없어져요. 쿵쿵거리던 슬리퍼 소리가 스윽스윽 소리로 바뀌었어요. 경직된 몸이 풀렸다는 얘기예요.
바로 이거예요. ‘우리 대장님이 드디어 인정해줬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굉장히 힘들어요. 리더십 교육도 받지만 잘 안돼요. 내 갈 길도 바쁘니까. ‘화딱지 나는데 칭찬은 무슨?’이런 생각도 들어요. 남을 인정하는 건 반복 연습이에요. 연습을 하면 피드백이 반응이 와요. 슬리퍼 소리에서도 느껴져요.
◆위기는 어디에서 왔나
2003년 12월 15명을 끌고 남극에 들어가자마자 실종사고가 났어요. 부(副)대장이 부하 두 명을 이끌고 남극 바다에서 기지로 귀환하던 도중 폭풍설을 만나요. 12시간, 24시간이 지나고 48시간. 이틀은 남극의 여름에 인간이 버틸 수 있는 한계예요. 그때부터 얼어 죽어가는 거예요. 저는 책임자예요. 어떻게 부하의 얼어붙은 시신을 아이들에게 “네 아빠다”라고 건네줄 수 있습니까? 바싹바싹 마르지요. 구조대 5명을 보냈어요. 7시간 뒤 무전이 날라왔어요. “찾았습니다”가 아니에요. “우리 보트도 뒤집혔고… 살려주세요.” 대원 15명 중 8명이 실종된 거예요. 남극에서 실종은 거의 죽음이에요.
우리는 지위가 올라갈수록 ‘큰 위기는 없겠지’ 생각해요. 아니에요. 올라갈수록 확률이 더 커져요. 부하가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들의 실수가 나를 위기로 몰아넣어요. 위기는 그들로부터 와요. 나의 실수? 사고? 아니에요. 주변에 의해서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거예요. 막판에 더 그래요. 애들 학비도 벌어야 하고 노후도 생각해야 하는 그 순간 운명의 화살이 나에게 오는 거예요. 능력? 완장? 경험? 비전? 다 개뿔이에요. 위기의 도도한 흐름에 그냥 쓸려가는 거예요.
◆공포가 무서운 이유
남극기지의 아르헨티나 대원들이 귀환 도중에 폭풍설을 만났어요. 폭풍설이 오면 전진하면 안 돼요. 이게 원칙이고 기본이에요. 아르헨티나 대장은 대원들에게 전진 명령을 내렸어요. 서두르면 따뜻한 난로와 밥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런 작은 생각에 기본을 잊은 거예요. 조직을 이끈다는 책임을 망각한 거예요. 그러다 두 명이 크레바스에 빠졌어요. 악어 이빨처럼 울퉁불퉁한 V자 골짜기로 150m를 떨어졌어요. 한 명은 즉사하고 한 명은 살았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요. 살아난 카를로스는 자기 발에 찬 아이젠과 즉사한 동료의 아이젠을 풀어서 팔뚝에 묶었어요. 올라가기 위해. 찍으면서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고,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고. 카를로스는 7시간 만에 숨졌어요. 아마추어도 버티는 시간이에요. 특수부대 출신이. 어둠과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끝없이 오르다 체력이 고갈돼 다운된 거예요.
카를로스는 크레바스에서 최소 48시간을 버틸 수 있었어요. 죽은 동료의 옷은 젖지 않았어요. 동료의 배낭엔 식량도 있었어요. 본인의 체온과 식량이 떨어지면 그걸 사용하면 됐어요. 버티면서 교신을 시도할 수 있었어요. 공포를 받아들이면 됐어요. 하지만 그는 ‘당장 올라가지 못하면 죽는다’는 공포에 밀렸어요. 그게 그를 패배시킨 거예요. 패배의식이 그를 죽인 거예요. 공포가 무서운 것은 1보(步) 전진을 막기 때문이 아니에요. (살 수 있는) 현재 위치마저 갉아먹기 때문이에요.
허약한 사람은 위기 때 두려워해요. 짜증을 내요. 내 잘못이 아니라며 외면해요. 그런다고 내 앞에 있던 위기가 절로 나간 적 있습니까? 계속 내 앞에서 깔짝거려요. 절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나가질 않아요. 위기를 함께 하는 법을 배울 때 결국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예요.
◆조직을 망치는 낙관론
조난당한 우리 부대장은 눈보라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서 유빙(流氷·물 위를 떠다니는 빙하)을 헤쳤어요. 시동을 걸고 바다 얼음을 꾹꾹 눌러대면서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유빙의 힘은 고무보트를 뚫었어요. 더 전진하면 침몰이죠. 결국 유빙을 피해요. 그러면 수심 5000m의 남극해로 흘러가요. 펑크난 고무보트, 바닥난 연료통을 가지고. 흘러가면 죽음이에요. 집채만한 파도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빙하 위로 몸을 던진 거예요. 식량도 없었어요. 온몸이 젖었어요. 추위와 싸우던 어린 부하 두 명은 너무 견디기 어려웠어요. 처음 당해본 조난이었어요. 리더에게 물을 수밖에 없어요. “언제 구조대가 옵니까?”
이럴 때 리더는 일단 조직원을 안심시켜야겠다고 생각해요. 낙관적으로 얘기해요. “아무것도 아니다. 금방 날씨 좋아진다. 힘을 내자.” 어린 부하는 따르죠. 그렇게 다시 24시간을 버텨요. 그리고 다시 물어요? “언제 구조됩니까?” 리더는 12시간이 지났을 때 “곧 좋아진다”고 해요. 그래서 희망을 갖고 리더에게 의지해요. 그런데 24시간이 지나도 바람은 똑같이 오는 거예요. 다시 물어요. 리더는 바로 앞의 위기만 모면하려고 “조금만 더 참자”고 말해요. 일단 따르죠. 그러다 48시간이 지나요. 인간의 한계 지점이지요. 부하들은 견디기 어려운 공포예요. 포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리더에게 묻고 싶어요. 리더밖에 없으니까. 이때 리더가 “몇 시간만 더 참으면 된다”고 설득하면 부하들이 견딜까요? 아니죠. 이때부터는 말이 통하지 않아요.
문명사회 리더는 위기의 순간에 답을 몰라요. 그래서 낙관론으로 바로 앞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해요. 조직원에게 낙관론만 입력을 시키면 마지막에 되돌릴 수 없어요. 각자 길을 떠나요. 조직이 무너지는 순간이에요. 위기일수록 최악으로 빨리 내려가야 해요. 서성거리면 늦어져요. 가장 밑바닥에서, 최악의 기준에서 정신력을 회복해야 해요. 일본 정부는 원전을 살리기 위해 바로 앞에 있는 위기만 팠어요. 또 위기가 닥쳐요. 최악의 위기까지 갔을 때 이제 아무도 믿지를 않아요.
◆조직을 움직이는 힘
부대장은 알았어요. 빙하 위로 내리자마자 말했어요. “잘 들어라. 남극에 눈보라가 한 번 불면 최소 만 3일 간다. 그전에 그친 적은 없다. 우리가 살려면 만 3일은 기본적으로 버텨야 한다. 다른 나라 대원들도 수년 전에 탐사활동을 벌이다가 조난을 당했다. 만 3일 이상을 다 참았다. 다 살아났다.” 사실 만 2일이면 다 끝나요. 최악의 기준을 제시해서 동기부여를 한 거예요. 3일 동안 무조건 버티게끔. 이들은 “3일은 기본이래. 다 버텼고 다 살아났대”라고 자기 동기를 부여했어요. 12시간 지났을 때 대원들은 두려웠어요. “그래도 3일이 되려면 아직 멀었어. 중국놈들도 살았는데 나라고 왜 못 살아.” 다시 동기를 부여했어요. 스스로 움직인 거예요. 다 무너진 조직을 살린 건 완장이 아니었어요. 능력도 아니었어요. 동기를 부여해 그들을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그게 리더십이에요.
함께 조난당했다가 살아남은 구조대원도 마찬가지예요. 보트가 기우뚱하는 순간에 ‘이건 뒤집힌다’고 느꼈어요. 위기를 받아들인 거죠. 얼음 파도를 정면으로 보지 마라. 이게 철칙이에요. 정면으로 보면 시멘트 콘크리트 반죽이 영원히 밀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대원들은 몸을 틀었어요. 수없이 연습했거든요. 파도가 오면 숨을 안 쉬고, 골이 오면 숨을 쉬고. 그렇게 떠 있으면 바람 때문에 연안에 닿을 수 있어요. 위기의 본질이 몸에 배 있느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달라져요.
◆정직·균형감각·인간미
위기 때 조직을 움직이는 리더십? 다른 거 없어요. 정직이에요. 제 경험이 있어요. 크레바스 탐사를 나갔을 때 제 결정으로 몰살당할 뻔한 상황이 있어요. 대원들은 대장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대장이 사과하기를 바랐어요. 저는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날 저녁 부대장이 “대장님, 간접적으로라도 사과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1년을 더 지내야 합니다”고 했어요. 저는 완장에 기대서 반대했어요. 항변했어요. “나는 가이드라인에 따랐다. 그들이 오버했다. 너희가 잘못했다”라고. 다음날부터 모든 리더십이 부대장에게 넘어갔어요. 아무 힘을 쓸 수 없었어요. 나는 완장만 차고 있었지.
조직엔 늘 모자란 사람이 있어요. 이들을 잘라버리고 강한 대원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게 리더십이 아니에요. 뒤처진 자를 자르면 또 뒤처진 자가 나와요. 그럼 또 자르고 계속 잘라요. 그러면 마지막에 나를 지켜줄 부하는 없어요. 리더십은 뒤처진 자가 일어설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마련해 주는 균형감각이에요.
마지막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리더십이 필요했어요. 위기에서 조직을 움직이려면 “우리 리더는 성질도 더럽고, 실력도 없어. 그런데 위기엔 자기를 희생해서 조직을 살리고 우리를 위할 사람 같아”라는 이미지가 필요해요.
남극기지엔 원칙이 있어요. 크레바스에 빠진 동료를 위해 생명선을 잡고 있어도 4~5시간 후 하반신 마비(동사 위기)가 오면 생명선을 끊고 기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 죽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내가 빠지면 우리 대장님은 10시간이고, 20시간이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생명선을 끊지 않을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해요. 그게 리더예요. 그래야 모든 조직이 무너지는 위기의 순간에서도 우리 조직만은 끝까지 살아남아 혁신의 길, 창조의 길로 나아갈 수 있어요.
- ▲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남극은‥ 겨울엔 영하 80도 '빙하 대륙'
남극(南極)은 남극 대륙과 남극해로 이뤄져 있다. 바다인 북극(北極)과 달리 남극의 중심은 대륙이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남극 대륙은 약 1400만㎢. 유럽 대륙의 약 1.3배다. 평균 두께 2160m인 빙하가 대륙의 98%를 뒤덮고 있다. 세계 빙하의 90%를 차지하는 얼음의 땅, ‘빙하 대륙’이다. 빙하가 가장 두꺼운 곳은 두께가 4800m에 이른다.
남극은 지구에서 가장 추운 곳이다. 연평균 온도가 영하 23도. 여름 기온은 5~15도이지만 겨울엔 영하 80도까지 내려간다. 1983년 7월 21일 러시아가 만든 보스토크기지에서 측정한 영하 89.2도가 현재까지 기록된 지구 최저 기온이다. 남극은 ‘얼음 사막’으로도 불린다. 1년 평균 강수량이 200㎜에 불과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강한 해안가의 연평균 풍속이 초속 20m를 넘는다. ‘블리자드(blizzard)’라 불리는 눈보라가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친다. 극한(極限)의 환경과 기후 때문에 남극에 상주(常住)하는 인간은 아직 없다. 연구기지를 세운 국가의 연구 인력만이 겨울에 1000여명, 여름에 4000여명 머물다 떠난다.
-조선일보, 20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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