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미주 최대 한인교회를 이끌고 있는 어바인 베델한인교회 손인식(63) 목사는 조국의 위해 애통하는 목회자다. 북한의 자유를 갈구하는 마음이 누구에도 못지않다. 실향민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 땅의 지역간 분열, 세대간 반목에는 남북 대치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웨스트힐장로교회 김인식 목사, 나성한인감리교회 송기성(현재 정동제일교회) 목사, 휴스턴한인장로교회 임창호(고신대 교수) 목사 등과 뜻을 모아 ‘북한자유를 위한 한국교회연합’(KCC)을 출범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KCC는 2004년 9월 로스엔젤레스에서 목사 1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번째 통곡기도대회를 개최, 그해 미국상원의 ‘북한 인권법안’ 만장일치 통과의 초석을 놓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위대함은 분열을 다루지 않고 그리스도안에 있는 언약과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죠. 킹 목사의 ‘나에게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한마디에 이 모든 게 담겨있었죠. 흑인과 백인이 함께 스쿨버스를 타고 그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 남북이 빈부차를 초월하고 이민사회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인정하고 어울려 사는 것 등. 우리나라도 이 같은 꿈이 필요해요. 남북이 하나 돼 가족과 사회, 민족과 세계를 섬길 수 있는 꿈이요.” 손 목사는 ‘우리는 하나, 예수 안에서’라는 대명제아래 지연, 학연은 물론 세대 차이를 초월할 때 한국교회가 제사장적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내한한 이유를 목회자와 평신도 모임인 ‘그날까지(UTD, Until The Day)’에 참석, 내년 고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추진할 ‘국토기도대장정’ 비전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뒤 40년을 걸어 도착한 여리고성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그 성을 돈 것처럼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이들과 부산 대구 여수 목포 천안 안양 등을 거쳐 판문점까지 걸어갈 것입니다. 미주 한인 기독인들도 이때 휴가를 내고 참석할 겁니다.” 그는 예수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 ‘비아돌로로사’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켰듯이 국토순례가 하나님이 남북통일의 물꼬를 열어주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비성경적이라고 지적받는 단순한 ‘땅밟기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깨닫는 ‘거룩한 순례’라는 것이다. 손 목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 돌아가는 것(back to Jesus)만이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요, 모든 크리스천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의 메신저로 살아가는 존재 이유라고 했다. 목회 또한 그리스도에게만 초점을 맞출 때 그 규모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뤄지지는 걸 목격하는 기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목회를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하나님과 성도의 간극을 좁혀주고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기도로, 물질로 도와 세대를 초월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면서 그 과정에서 천국의 비전을 맛보는 것이다. “한국교회 문제들을 푸는 게 아주 간단해요. 남을 탓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세요. 예수님이, 그분의 정신과 마음이 당신 안에 있는지. 이 사회가 교회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건 그만큼 기대가 있다는 것 아닐까요.” 65세에 조기 은퇴하면 손 목사는 교회성장 비결 나눔이가 아닌 가정과 교회, 민족을 살리는 멘토링 사역에 뛰어들 것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다. “주님 안에서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생명을 되찾게 해주는 ‘돌탕(돌아온 탕자) 목회’, 모든 성도가 성령이 주시는 자유를 누리며 열린 사귐, 열린 영성으로 들어가게 하는 ‘열린 목회’, 평신도들의 은사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복음을 사회로 흘러가게 하는 ‘도랑목회’, 한인 1.5세와 2세들이 하나님 말씀으로 무장해 미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끼치게 하는 ‘젊은 목회’ 등 4대 키워드가 우리교회의 성장비결이라 하는데요. 이 모든 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셨다면 가능했을까요. 인간의 계획에 불과했겠죠.” 손 목사는 “우리는 날마다 그분의 뜻에 부합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국민일보, 201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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