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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호킹' 역경 딛고 9년 만에 졸업

하마사 2010. 12. 18. 09:57

신형진씨 "진로는 고민중"

'연세대 호킹' 신형진(27·컴퓨터과학과 4)씨가 입학 9년 만에 졸업한다.

신씨는 생후 7개월 때부터 온몸의 근육이 천천히 마비되는 희귀질환인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다가 가족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힘입어 2002년 연세대에 입학했다.

허재성 기자

신씨는 9년간의 대학 생활 동안 눈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안구 마우스'로 리포트를 쓰고, 휠체어를 타고 수업을 들으며 학업에 열의를 보였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처럼 역경을 이기고 있다는 의미에서 '연세대 호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어머니 이원옥(64)씨가 신씨를 학교로 데리고 가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복도에서 기다렸다. 덕분에 학기마다 2~3개 과목 수업을 들었으나, 2004년엔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2년 넘게 휴학하는 고비도 있었다.

신씨는 내년 2월 졸업식 때 컴퓨터공학 전공·수학 부전공으로 공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신씨는 현재 IT(정보통신)회사 취업과 대학원 진학 등을 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 등 세계 유수의 기업에서 신씨에게 취업 제의를 한 상태다. 어머니 이씨는 "언제 증세가 악화될지 몰라 집을 아예 강남세브란스병원 근처로 옮긴 상황인데 미국에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더는 강의실에 들어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9년씩 학교에 다녔으면 된 것 아니냐"며 소감을 밝혔다.

연세대는 21일 신씨의 졸업 축하연을 열 계획이다. 졸업식 때 총장 명의의 특별상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조선일보, 201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