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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과 귀신들림을 구분하라

하마사 2007. 11. 16. 06:21

기독교는 정신분열증과 귀신들림을 구분해야 한다.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보고 귀신들렸다고 치부해버리는 교인들이 많다.
이는 덮어놓고 신앙적 기준에서 판단하려는 시각 때문인데, 교인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목회자들마저도 정신이 조금 이상하면 귀신들렸다고 생각하여 귀신을 쫓아내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는 모두 정신분열증과 귀신들림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일어난다.
이제 올바른 신앙을 위해서 발전된 과학을 참조할 때가 되었다.
물론 신앙은 그 특성상 반드시 과학과 일치해야만 정상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앙이 과학을 무시하고 나아갈 때 정신의 병리적인 증상을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점에서 정신분열증의 핵심적 증상을 다루는 일이 중요하다.
정신분열증(schizophrenia)은 말 그대로 정신이 갈라지고 쪼개지는 현상이다.
정신이 갈라지고 쪼개지며 분열되기 때문에 정신의 제 기능이 발휘되지 않는 장애적 현상이다.

정신분열증은 본래 그리스어 'schizo'의 '정신'과 'phrenia'의 '분열'이라는 합성어로 정신이 분열된 상태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블로일러(Eugen Bleuler)(1857~1939)가 처음으로 그 개념을 정리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이 정신분열증은 대개 사춘기에 발생하여 인격의 퇴폐로 끝나는 정신병(psychosis)으로 정신장애 중에 가장 전형적이면서도 심각한 장애를 지칭하고 있다.
정신분열증이 인지·지각·정동·행동·사회활동 등 다양한 정신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주요 정신병이기 때문이다.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00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며, 지난 50여 년 동안 많은 연구와 임상적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병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정신분열증은 뇌의 기능과 구조적 이상 등이 보고됨에 따라 뇌의 질환(brain disease)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러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 중에서도 사고의 문제는 가장 우선적인 것이다.
사고의 문제는 일단 생각의 과정이나 흐름이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로서 생활에 가장 큰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에서의 사고의 문제는 비현실성이 특징이다.
비현실적 사고(飛躍的 思考)는 현실에 맞지 않는 거의 환상에 가까운 생각이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비현실적 사고는 대개 비약적 사고 또는 관념 비약에서 출발한다.
이들과 대화하면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자기의 표현을 주로 하지만 상대방의 대화에 적응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므로 대화의 목적을 상실하고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거나 벗어난다.
이들의 사고는 현실에 기초하지 않고 거의 상상에 기초하므로 대화의 목적에 빗나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대화가 잘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를 때로 흥분된 사고(思考)로 이해할 수 있으나 이를 조증(躁症)으로 추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흔히 열정이 있는 사람이나 술에 취한 사람, 재담 있는 이야기꾼은 역시 사고가 비현실적이거나 비약적일 수 있다.
그리고 과대평가형의 진행성 마비 환자나 조증적 정신분열증 환자도 사고는 비현실적이거나 비약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사고의 부분이 일부는 음향에 따라, 일부는 외부의 접촉 연상에 따라 서로 잇달아 일어나는 데 차이를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비현실적 사고는 사고(思考)의 연결성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사고는 대개 순조로운 연상 작용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갑작스러우며 순차적이지 않다.
다시 말하면 이들의 사고(思考)의 과정에서는 선행한 사고와 연관 지어서 진행될 수 없는 상황, 하나의 사고가 다른 사고와 관련 없이 나란히 놓이는 상황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은 사고가 지리멸렬하여 사고의 연결이 어려운 경우인데, 이는 대부분 정신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않은데서 일어난다.
또 다른 경우에 사고의 지리멸렬은 흥분된 상황이나 열(熱)이 있거나 취한 상태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확실하지 않은 증례의 경우 가벼운 형태의 지리멸렬이 문제될 때도 있다.
혼란한 사고 역시 지리멸렬한 사고에 해당하고 자주 등장되는 당혹상태(當惑狀態, Ratlosigkeit)도 사고장애와 어느 정도 관련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를 모두 정신분열증으로 진단 내리지는 않는다.
그것이 진단적으로는 정신분열증의 본질에 해당하는 증상이긴 해도 사고의 장애로 여겨질 수 있는 증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가 목회할 때 '하나님과 직통한다'는 교인이 있었다.
그 교인은 60이 넘으신 할머니로 모든 것을 하나님이 자신에게 직접 일러주신다는 점에서 '하나님과 직통한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 할머니는 삶의 전반에 걸쳐서 성령은 일일이 직접 지시하시고 명령하시므로 자신은 성령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자처하고 있다.
심지어 김장을 할 때도 성령께서 '아무개야, 고춧가루를 얼마 넣어라!, 소금을 얼마 넣어라!'고 일일이 가르쳐주시고 지시하신다는 것이다.
그런 점 때문에 그 할머니는 스스로 영적 권위를 갖고서 교인들이 어려운 문제가 있거나 병들 때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기도해주며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다.
그리고도 더욱 이상한 일은 성경과 찬송가를 도무지 펼치지 않고 손으로 꽉 잡는 것이다. 예배를 마친 후에 왜 펼치지 않는가를 물으면 "성령께서 펼치지 말고 잡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그 당시 필자에게는 목회의 초년기였으므로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그때 필자는 이것을 귀신의 역사(役事)라고 판단하여 여러 번 축귀(逐鬼)를 시도했지만 실패였다. 이제 하는 수 없어 그분이 예전에 다녔던 교회를 심방 시에 알아내어 그 목회자에게 전화했다.
}그 목사님은 아무개를 아느냐는 필자의 물음에 대뜸 "하하!" 하시며 먼저 소리 내어 웃으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분이 그 교회로 갔나요? 내가 그분이 떠나가기를 3년 기도했습니다" 하시는 것이었다. 큰일 났다고 생각했을 때 그 목사님은 다시 "그런데 그분이 가는 곳에 부흥은 됩니다" 하시는 것이었다.
부흥된다는 말은 무엇보다 위안이 되었으나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보통으로 기도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필사의 각오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영적 무장을 위해 1주일 금식을 작정하고 기도원에 들어갔다. 그 결과 3년을 참는 가운데 해결이 났고 그 목사님의 말대로 교회는 실제로 부흥되어 이사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신분열증을 가지신 분인데 그 질병에 무지하여 귀신의 역사로 알고 잘못 대응한 것이었다.
아직도 목회의 현장에서 정신분열증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여 필자처럼 실수하며 마음으로 고통당하는 목회자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상담치료연구소, 김충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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