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흙침대를 차지하다
조코비치, 준우승 3번 끝에 흙 코트 '프랑스 오픈' 우승…
4대 메이저대회 정복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작년 윔블던부터 4연속 우승… 남자 테니스 47년만에 대기록
- 이젠 女帝 그라프의 전설에 도전
4대 메이저에 올림픽 우승까지 올해 '캘린더 골든 슬램' 노려
슈테피 그라프(47·독일)는 1988년 한 해 동안 열린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를 모두 석권했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그라프는 멈추지 않았다. 테니스가 64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서울올림픽 여자 단식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같은 해에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휩쓴 사례가 없었기에 '캘린더 골든 슬램'이란 용어가 이때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가 테니스계를 지배했지만, 그라프가 세운 기록은 남녀를 통틀어 다시 나오지 않았다. 28년 만에 그라프의 기록에 도전장을 내미는 선수가 등장했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29·세르비아)다.
이후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가 테니스계를 지배했지만, 그라프가 세운 기록은 남녀를 통틀어 다시 나오지 않았다. 28년 만에 그라프의 기록에 도전장을 내미는 선수가 등장했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29·세르비아)다.
조코비치는 6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막을 내린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동갑내기 앤디 머레이(영국)를 3대1(3―6, 6―1, 6―2, 6―4)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미 11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조코비치이지만, 이 대회 우승은 특별했다. 2012년, 2014년, 2015년 세 차례나 프랑스 오픈 결승에 오르고도 '쟁반'(준우승 상패)을 받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좌우 베이스 라인을 오가며 끈질기게 공을 받아내는 수비력이 중요한 프랑스 오픈에선 강서브와 스트로크를 앞세운 조코비치도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드디어 프랑스 오픈의 벽을 넘어선 조코비치는 남자 선수 가운데 역대 8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여러 해에 걸쳐 4대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는 것)을 달성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프랑스 오픈 우승상금 200만유로(약 26억4000만원)를 보태 테니스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1억달러를 돌파(총 1억100만달러·약 1197억원)한 선수가 됐다. 우승이 확정된 후 조코비치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내 선수 경력에서 가장 의미 있고 특별한 순간"이라고 했다.
드디어 프랑스 오픈의 벽을 넘어선 조코비치는 남자 선수 가운데 역대 8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여러 해에 걸쳐 4대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는 것)을 달성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프랑스 오픈 우승상금 200만유로(약 26억4000만원)를 보태 테니스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1억달러를 돌파(총 1억100만달러·약 1197억원)한 선수가 됐다. 우승이 확정된 후 조코비치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내 선수 경력에서 가장 의미 있고 특별한 순간"이라고 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부터 윔블던→US오픈→호주오픈→프랑스오픈 4개 대회를 연속해서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남자 테니스에서 47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세운 버지, 레이버와 구별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노바크 슬램'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조코비치가 올해 '캘린더 골든 슬램'을 달성해 전설 중의 전설이 되려면 남은 윔블던, 리우올림픽, US 오픈을 모두 정복해야 한다. 먼 길처럼 보이지만, 조코비치는 이미 윔블던에서 세 차례(2011· 2014·2015년), US오픈에서 두 차례(2011·2015년) 우승한 경험이 있다. 특히 올림픽은 국가별 출전 쿼터 제한으로 랭킹이 낮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메이저 대회보다 정상급 선수가 우승하기 쉽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라이벌이었던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동메달에 머물렀던 조코비치는 이번 프랑스 오픈이 끝난 뒤 대기록 달성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건방진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랜드 슬램(Grand Slam)
사전적 의미로 '쾅(소리 나게) 닫다'라는 뜻을 가진 슬램(slam)에서 나온 단어. 야구에서 홈런을 칠 때 배트에 맞는 소리가 문을 세게 닫을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만루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테니스·골프 등에선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일보, 20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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