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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신축 그만두고, 주일학교에 관심 쏟아라"

하마사 2015. 4. 10. 09:21

['한국교회 미래지도 1.2' 낸 미래학자 최윤식 목사]

"한국 교회, 2028년쯤 큰 위기… 이젠 성장보다 성숙해야 할 때
당장 4조 넘는 빚부터 줄이고 정착한 信者 한명 한명에 집중"


지난주 미국 메가처치(초대형 교회)의 대명사였던 '수정교회(Crystal Church)'를 설립한 로버트 슐러 목사가 별세했다. 수정교회는 2005년 슐러 목사 퇴임 후 내부 갈등과 재정난을 겪다가 2010년 파산했다. 이 뉴스를 보면서 떠오른 것은 최윤식(44) 박사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목사이자 미국 휴스턴대에 유학한 미래학자인 최 박사는 수년 전부터 "한국 교회의 위기는 짧게는 2~3년 후, 멀리는 2028년쯤 찾아온다. 이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개신교는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저서 '한국교회 미래지도 1·2'(생명의말씀사)와 강연을 통해서다. 주로 기업 상대 강연이 많지만 작년 300건 육박하는 강연 중 100건 정도는 개신교계 강연이었다. 그만큼 교계에도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뜻일까. 9일 그를 만나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미래학자이자 목사인 최윤식 박사는“한국교회는 이제‘경제문제도 믿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철저히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지나치게 부정적인 전망 아닌가.

"변화는 내·외부에서 동시에 온다. 우선 외적인 변화 물결이 거세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가 교회에도 불어닥친다. 2028년이면 베이비붐 세대가 전부 은퇴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성장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 문제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교회가 금융권에 진 빚이 4조5000억원이다.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진짜 위기가 온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당장 부채부터 줄여야 한다. 교회 건물 신축 계획은 보류하거나 축소해야 한다. 빚 내서 건물 지으면 원금도 못 갚고 이자만 갚다가 원리금을 다 갚을 때에는 지금 목회자는 떠나고 없게 된다. 교회는 지금이 가장 정점(頂點)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2020년대 말이 되면 교인 절반 이상이 은퇴자가 될 것이다. 본인들 생활비를 줄여야 할 상황이다. 헌금도 줄어들고 있다. 이제 성장보다는 성숙에 집중해야 한다. 서구 사회를 봐도 교회는 성숙기를 거쳐 쇠퇴했다. 그런데 우리 경우는 너무나 빠르다. 선교 150년 만에 쇠퇴기에 접어드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

―물질적인 점만 강조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교회에선 '경제도 믿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 교인들은 이런 이야기를 잘 하지 못했다. 반대로 외부에서 위기 이야기를 하면 거부감이 상당했다. 그렇지만 '설마'하다가 당한다. 이제 인구가 줄고, 과거 같은 성장은 없다. 저는 미래학을 공부하기 전에 목회자의 아들로 성장했고, 신학교를 졸업한 목사로서 교회도 개척해봤다. 양쪽을 다 알고, 무엇보다 교회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교계 반응은?

"원래 '한국교회 미래지도'를 2008년 무렵에 내려고 했다. 그런데 출판사 두 곳에서 거절당했다. 그때만 해도 아직 위기의식이 덜했던 것이다. 그런데 2012년 교회 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와 2013년 예장합동 목사장로기도회 때에는 비판받을 각오를 하고 강연했는데 고개를 끄덕이시더라. 그만큼 이제 교계 내에서도 공감대가 확산됐다는 뜻이다."

―교회 내부적으로 할 일은?

"교회의 본령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 성장 시대에 교회는 새 신자를 정착시키는 데까지는 전력을 다하지만 그 이후는 사실상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정착한 신자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해야 한다. 은퇴하는 교인들을 어떻게 영적으로 인도할지 고민해야 한다. 또 주일학교에 대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관심을 쏟아야 한다."

―미래학자지만 목사이기도 하다. 만약 지금 대형 교회, 중형 교회, 소형 교회를 맡고 있다면 각각 당장 무엇부터 하겠는가?

"대형 교회 목사라면 지역 교회 살리기, 중형 교회라면 좋은 후배 목회자 기르기, 소형 교회라면 지역사회와 접목한 풀뿌리 목회를 하겠다. 대형 교회는 앞으로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분립(分立)이 방향이 될 것이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규모를 키우는 성장은 원 없이 해봤다. 1만명 교회보다는 100명 교회 100개가 더 힘이 크다."

-조선일보, 2015/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