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놓쳐 아쉽냐고요? 지금부터 윔블던 制覇 시작"
[윔블던 주니어 男단식 준우승, 정현 인터뷰]
삼일공고 테니스 감독인 아버지 "세계적 선수되려면 영어 기본"… 훈련 끝나면 영어 공부시켰죠
세계 1위, 조코비치 선수도 메이저 주니어부 우승 못해봐… 3년내 성인대회 본선진출 목표
"우승 못해서 아쉬우냐고요? 제가 좋아하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선수)도 메이저 대회 주니어부 우승 경험은 없는걸요.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최근 한 소년 덕분에 한국 테니스가 모처럼 웃었다. 더벅머리에 두꺼운 안경을 쓴 이 평범한 소년은, 지난 7일 끝난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처음 출전하자마자 이룬 쾌거였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첫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을 달성한 정현(17·삼일공고)을 만나 메이저 무대 도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회 개막 전 주니어 테니스 세계 랭킹 41위였던 정현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돌풍의 시작은 16강에서 주니어 1위 닉 키르기오스(호주)를 2대0으로 꺾으면서부터였다. "경기 중엔 '어떻게 내가 이 선수를 이기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에 불안했었죠. 성장한 제 실력을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파란은 계속됐다. 8강에서 주니어 6위 선수를 가볍게 제친 데 이어 4강에서는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 한국인 첫 메이저 주니어 대회 우승이 코앞이었다.
최근 한 소년 덕분에 한국 테니스가 모처럼 웃었다. 더벅머리에 두꺼운 안경을 쓴 이 평범한 소년은, 지난 7일 끝난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처음 출전하자마자 이룬 쾌거였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첫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을 달성한 정현(17·삼일공고)을 만나 메이저 무대 도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회 개막 전 주니어 테니스 세계 랭킹 41위였던 정현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돌풍의 시작은 16강에서 주니어 1위 닉 키르기오스(호주)를 2대0으로 꺾으면서부터였다. "경기 중엔 '어떻게 내가 이 선수를 이기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에 불안했었죠. 성장한 제 실력을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파란은 계속됐다. 8강에서 주니어 6위 선수를 가볍게 제친 데 이어 4강에서는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 한국인 첫 메이저 주니어 대회 우승이 코앞이었다.
- 지난 7일 영국 윔블던 테니스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한 정현이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윔블던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앞에는 그동안 수상한 트로피다. 정현은“윔블던 대회 준우승도 기쁘지만 성인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내 진짜 꿈”이라고 말했다. /전기병 기자
잘나가던 그의 '엔진'은 결승의 벽 앞에서 약해졌다. 상대는 2009년 미국의 닉 볼리테리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함께 테니스를 배운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퀸치(17·주니어 3위)였다. 정현은 앞서 퀸치와 두 번 대결해 모두 졌다.
"퀸치가 준결승에서 영국 선수를 꺾고 올라와서인지 경기장에 온 영국인들이 저를 응원하더라고요. 신기하면서도 긴장이 됐습니다. 강심장이라고 자부했는데 많은 관중 앞이라 라켓을 잡은 손이 떨렸죠."
정현은 긴장 탓에 첫 세트를 내주더니 2세트에서도 역전에 실패하며 0대2로 패했다. 그는 경기 후 윔블던 조직위로부터 결승전 영상이 담긴 USB를 기념품으로 받았다. 주니어 랭킹도 41위에서 14위로 올라갔다.
"아쉬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결승전 영상을 보며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겁니다. 초심을 잃지 말고 전진해야 시니어에서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아버지께서 누누이 강조하셨거든요."
정현의 아버지는 정석진(48)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이다. 정현이 아버지에게 테니스를 배운 기간은 길지 않지만, 현역 시절 뛰어난 자기 관리로 유명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정 감독은 "세계적 선수가 되려면 영어는 기본"이라며 테니스 입문과 함께 영어 공부를 시켰다. 밤늦게 운동이 끝나도 훈련 내용과 느낀 점을 일기로 남기게 했다. 물리치료사인 어머니 김영미(44)씨는 녹초가 돼 들어온 정현을 직접 마사지해줬다. 정현은 "고생하신 부모님께 윔블던 로고가 있는 반소매 티셔츠를 사다 드렸더니 매우 좋아하셨다"며 "다음엔 우승컵을 안겨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윔블던 주니어 부문엔 상금이 없다.
그는 "윔블던이 열리는 동안 외국 성인 선수들이 자국 주니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모습이 가장 부러웠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8년 이형택 이후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본선 출전자가 없다.
정현의 1차 목표도 이형택이 2000·2007년 US오픈에서 두 차례 기록한 메이저 무대 16강을 뛰어넘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꿈의 무대' 윔블던 제패다. 현재 정현의 ATP(남자프로테니스·시니어 부문) 랭킹은 514위다.
"순위를 올려서 2~3년 내에 성인 메이저 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게 목표예요. 그때는 제가 후배 주니어 선수와 함께 메이저 무대에서 공을 치며 선전을 다짐할 수 있겠죠."
-조선일보, 201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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