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93. 헛되지 않은 수고

하마사 2025. 6. 21. 08:50

매일 아침 여러 사람에게 문자와 카톡으로 성경구절(성구)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심교회 단체카톡방에 올리는 성구입니다. 2019년에 40명으로 시작하여 현재 127명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 주심가족이 된 분도 있고, 연락이 되지 않거나 천국에 가기도 하셨습니다. 그 성구는 제가 속한 공동체의 카톡방에서 받아서 가족, 친척, 친구, 선후배, 지인들에게 나눕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분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습니다. 전혀 교회와는 거리가 먼 분들도 있고, 믿다가 낙심한 분들도 있습니다. 문자를 보내드리면 가끔은 그만 보내라고 하는 분도 있으나 대부분 반응이 없습니다. 성구를 읽어보는지 확인되지는 않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문자는 25명 단위로 하여 여섯 번에 걸쳐 보내는데, 7년째 보내고 있으니 문자를 받지 못할 때는 제가 외국에 출타한 줄 아는 분도 있습니다. 때로는 번거로울 때도 있고, ‘이걸 계속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한 명이라도 성구를 보면서 은혜를 받고 힘이 된다면 이어가야겠다는 마음으로 계속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헛되지 않은 수고임을 알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얼마 전에 아내와 함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를 재배하여 판매하는 농장을 갔습니다. 제가 부목사 시절 알았던 분으로 갑작스럽게 남편과 사별하고 가장 힘든 시기에 교회를 잠시 출석했던 분이었습니다. 지금은 교회를 출석하지 않으나 자기를 잊지 않고 보내주는 성구는 읽고 있다며 고마워했습니다. 토마토를 사러 갔다가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질병으로 어려움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여름철에 양복을 입고 땀을 흘리며 여러 번 비닐하우스를 방문했을 때의 제 모습을 잊지 못한다면서 주변에 있던 분들에게 칭찬해주었습니다. 농장을 떠나기 전 기도를 해드렸더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분이 다시 신앙생활을 하며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면서 때로는 번거롭게 여기던 성경구절 보내는 수고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끈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감사했습니다. 헛수고라는 생각이 드는 일도 하나님은 헛된 수고에 그치지 않도록 하시는 분임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하는 여러 수고를 돌이켜보면서, vip(전도대상자)를 마음에 품고 기도로 섬기고 축복하는 수고, 교회 앞에서 메아리 없이 전도한 수고, 예배를 위해 준비한 수고, 목장모임을 위한 수고, 삶공부를 위한 수고, 교회 청소와 주방 봉사를 한 수고, 새벽기도와 119기도, 중보기도로 기도한 수고, 성경통독을 한 수고, 목소리와 악기로 찬양한 수고, 부서와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한 수고, 가족들을 위한 수고, 일터에서 하는 수고, 공동체에서 하는 수고,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하나님과 교회, 공동체를 위해 하는 모든 수고가 헛되지 않은 수고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이런 성경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하지 말라”(살후 3:13).